역시 세상엔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 있는 걸까?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어제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너무 실망스러워서 할 말이 별로 없다. 정말 매너없으며, 위선을 증오하는듯한 말투로 위선을 말하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해 두자. 이젠 새로운 만남에 대해 싫다는 기분이 들곤 하게 되어버린 건 아닐까? 지금까지 그리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왔다는 것을 신께 감사드릴 따름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니 좀 더 차분한 생활을 하도록 해야지.
오늘은 학교에서 회사일을 했다. 학교 컴퓨터실에 있으면 왜이리 의욕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너무 건조한 곳에서는 일의 능률이 잘 오르지 않는 것 같다.
라퓨탄 넷의 김갑민 씨를 만났다. 좋은 사람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샾 ‘아로마’에서 그와 조금은 어색하지만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다. 요즘은 말이 적어져서 대화가 어색해질 때가 많았는데, 갑민씨와의 만남도 그랬던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만남이 있는 날이건, 없는 날이건 나는 일기를 쓴다. 일기를 씀으로서 그 날의 만남으로부터 의미를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만남은 그 시시한 정도와 무관하게 나에게는 깊은 느낌을 선사해 준다. 그래서 내 삶은 더 행복할 수 있는 것이고, 내가 만나 온 사람들에게 감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함도 느낀다. 내가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때 그들 각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를 바람둥이라고 해도 나는 싫지 않다. 그만큼 나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니까, 그 의도에서만은 순수하기 때문에 남들이 그렇게 말하더라도 나는 슬퍼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몇 년 전 고교 시절의 그 열정보다도 더 뜨거운 열정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게 어쩌면 당신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들이 그런 가능성 쯤은 갖고 나를 만나 주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나는 그런 바램을 가져도 좋을 만큼 괜찮은 사람일까? 나 자신은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평가할만한 능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나를 어느 정도까지는 솔직하게 평가해 주었으면 한다. 만약 그 사람이 나를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면 나로서도 조금 더 기분좋게 만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고 있을 경우에는 그들이 지적한 나의 단점을 생각해 보고 고치도록 노력하게 될 테니까 나는 항상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인평란이라도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다들 참여해 줄 지는 매우 미지수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