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하는 매우 효율적인 공대식으로 써 볼까? 솔직히 서론만 읽고 본론과 결론을 알 수 있는 쓸데 없이 긴 것들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이 바로 이 공대식 서술이라고 생각한다. 공학도들은 너무 주눅들지 말지어다.
1. 회사에서 회의하고, 퇴근하는 전철 안에서 위혜라씨랑 좀 친해지게 되었다. 소개팅이라도 시켜드릴까.
2. 오늘도 상연이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기쁘다. 오늘밤엔 전화를 해서 더 친해져 볼까.
3. 학교 컴퓨터실에서 4시에 있는 호석형과의 약속을 위해 시간을 때웠다. 어제 찍은 필름을 비우고 현상을 맡겼다.
4. 호석형 만나서 숭례문 수입상가에서 B+W UV MC 필터와 소형 카메라 가방을 구입했다.
5. 호석형과 충무로에 가서 Kodak SUPRA 400 고감도 네거티브 필름을 사고, 근처 만두가게에서 만두국을 먹고 새 필름을 테스트했다. 호석형도 찍고 나도 찍고.
6. 이번엔 자리를 한양대로 옮겨서 분위기 좋은 지구 당구장에 가서 포켓볼을 쳤다. 허접하게 치긴 했지만 두번 빼고 다 이기다.
7. 집에 와 보니 주문했던 CanoScan D660U 가 도착해 있다. 소음이 거의 없고 만족스러울 뻔 했는데 내가 원하는 필름 스캔 능력이 너무 나빠서 반품을 해야 겠다. 혹시 내가 조작을 잘못한 것 아닐까 하고 시간을 허비해서 결국 전화는 커녕 혼자 짜증만 만땅나고 하루의 끝을 맞았다.
마지막 단계에서 김이 팍 새 버리는 바람에 기분이 별로 안좋다. 회사 일들도 약간씩 프레셔가 증가하고 있고 해서 그런가? 내일 일해야 되는데, 그냥 확 데이트하러 나가고 싶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