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듣고 일을 하려고 하니 네트워크가 다운이 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당구치고 놀다가 집에 왔다. 집에서 일을 하다가는 마음 한켠이 답답허전해져서 일기를 쓴다.
지금까지 여러 여성들을 만나 왔던 것 같다. 이젠 이름도 잊어버린 어떤 사람도 있을테지. 그들과 본 수많은 영화들. 나에게 남은 것 티켓 뿐, 그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작다. 서글프다.
가끔은 노트에 만났던 사람들의 신상에 대해 적어두고 외우기도 한다. 누구는 어느 대학교 학생이고 전공은 무엇인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런것으로 그들을 대신할 수 없다. 난 그들의 눈빛을 바라본 적이 있다. 목소리를 기억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손을 뻗는 법을 잘 모른다.
앞으로 만나면 영화를 자주 보지 않기로 했다. 어딘가를 같이 돌아다니거나, 같이 공부를 한다거나… 서로의 일을 돕는다거나. 그 사람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다. 피부의 감촉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답답허무함이 아침의 상쾌함에 잠들어 있다가는 서서히 깨어난다. 결국 해결되는 것은 없다. 그저 희망하고 추구하며 사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