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조금 기분이 우울했던, 누구에게도 연락하고 싶지 않았던 하루.
여전히 사진찍고 일하고 숙제하고 간만에 당구치고.
좀 색다른 경험을 해 보고 싶다. 가을인데.
옅은 회색을 띄는 구름이 어눌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아주 좋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조금 침울하게 했다. 이런 날 공원이나 끝없이 펼쳐진 멋드러진 거리를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돌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연인타령은 그만하도록 하자. 결국 우울해지잖아.
이런 날은
내 옆을 지나가는 바퀴벌레 한쌍이 없더라도 지나가는 여자만 보더라도, ‘아, 어째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냐!’ 하고 괜히 나한테 심술을 부리고 만다. 정작 난 요즘 어떤 한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을 좀처럼 못 하고 있는데. . . 쌤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