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出寫)

추석 연휴도 이제 그 중간을 지나가고, 일을 해야 할 시간. 거실에서는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화목한 분위기인데 왜이리 마음이 답답한걸까. 할 일이 많다는 건 정말 가끔은 미치도록 답답한 일이다. 잠시 흐트러진 내 마음가짐을 바로잡아 보고 싶어서 무작정 학교로 갔다.

성수 혼자서 컴퓨터실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버스 안에서 나온 답답함에 대한 오기와 조용한 분위기가 나를 이제 더 나은 마음으로 코딩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세 시간인가 코딩을 계속 하면서 수재와 이야기도 하고, 그럭저럭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하루에 클래스 8개를 만든 나는 지루함의 늪에 빠지고 말아, 수재를 꼬셔서 삼성역에서 사진 촬영회(?)를 갖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삼선역 코엑스 몰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 수재를 만났다. 확실히 옛날보다 통통해진 귀여운 수재였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파파이스에서 수재와 함께 맛나는 치킨휠레 버거 세트를 먹고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솔직히 찍을 건 별로 없었고, 그냥 사람들 구경하고 걷는 재미로 돌아다녔던 것 같다.

나중엔 강남역까지 돌아다녔다. 수재는 그 곳에서 어떤 우연이자 인연을 강하게 느끼게 하던 한 소녀를 잊지 못해 아쉬운 표정을 내내 짓고 있었다. 어쩌면 그의 센티멘털함은 나의 것보다는 더 강하고 애절한 것은 아닐까 했다. 역시 카사의 기본은 센티멘털의 양면성이라 했던가 ㅡㅡa;

한시간도 넘는 시간을 둘이서 계속 걸었다. 걷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인생은 즐거워지는가 보다. 아쉬움도 남는 하루였지만 이런 날이 자주 왔으면 한다.


사실 오늘 와우와래 모임이 있었는데 학교에 가서 일을 하고 수재랑 바람이 나버려서 못가고 말았다. 와우와래 친구들 보고 싶은데… 왜이렇게 자꾸 빠지는지 모르겠다. 미안한 마음 감출 길이 없군…


요즘 일기가 참 ㅡㅡ; 내 글솜씨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좀더 일기 쓰고 편지 쓰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도록 해야 겠다. 매일 무엇을 하느라 바빠졌는지 일기 쓰는데 30분도 안걸리는 버릇은 무언지…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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