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오는 밤과 노화를 좇다가 일기를 쓴다.
일이 바쁘다지만 일정량 이상은 절대 안하는 나.
사랑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필요 이상은 사랑 않는 나.
오늘은 내가 싫다.
누군가를 정말 … 진심으로 구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좀 쉬련다.
잠자리에 들까 하다가 더 쓴다.
지현이와 함께 했던 그 몇 달간 정말 세상이 내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를 거의 보기 힘들다.
유정이와 함께 했던 그 몇 주간.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를 만나지 않은 지 한달이 다 된 것 같다.
선미를 만났던 단 한 순간. 그 때를 잊지 못한다. 결국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부끄럽지만 나의 웃긴 여성 편력사중 일부를 써 본다.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결국 내가 한 순간이나마 (어쩌면 지금까지도) 특별하다면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었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아.. 그래 누가 이걸 보고 나를 밉봐도 어쩔 수 없잖아. 이건 내 모습이잖아. 나의 좋은 모습과 나쁜 모습, 그 모습을 모두 보여주기로 했잖아. 매일 내 일기를 읽는 어떤 ‘그녀’의 이야기도 마음껏 솔직히 쓰기로 했었잖아.
그냥 이대로가 어쩌면 나에겐 어울릴런지도 모른다. 이사람 저사람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때 그때 편안함을 느끼며 인생을 느긋이 보내는 것도 즐거우니까.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치곤 할 마음의 공허함은 견디기 힘들겠지만 결국 다 같은 것 아닌가.
우울하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고 공허하지도 않은 야릇한 기분이 든다. 몸엔 미열이 있고, 컴퓨터에선 블루스가 흘러나온다.
잠자리에 누워서 내 마음속 어느 누군가에게 푸욱 빠져 보련다. 누가 되었든 한 사람만 생각하고 싶다.
나를 위한 한사람, 한사람을 위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