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롤러코스터.

어제 자정 이후로 집 인터넷이 불통이라 학교에 갔다. 사실 학교로 갈려고 옷을 다 입고 준비 완료된 순간 복구가 되어서 갈 필요가 없었지만, 거기까지 이미 준비를 해 버려서 계획대로 가 버리고 말았다. 심리학에서 이와 같은 현상을 무어라고 하던데, 기억은 안난다. 어쨋든 나는 인간이니까.

일을 할까 하다가 저번에 반 통 찍은 사진이 보고 싶어서 컴퓨터실 사람들을 많이 찍어 줬다. 모노포드가 있으니 FL-W 필터를 장착한 1/8초에서도 흔들림 없이 찍을 수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값비싼 슬라이드 필름에 담는다는 것이 낭비라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다. 슬라이드 필름은 노출 관용도가 낮기 때문에 전문가 사진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는 꼭 그렇게 생각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노출 관용도가 높은 네거티브 필름에서는 중요한 순간에서의 노출 실패 확률도 매우 적고, 노출 이외의 사진의 여러 다른 중요 요소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감도 필름의 경우에는 그 가격과 화질 때문에 네거티브 필름의 선택은 거의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어디까지나 선택은 자신에게 맡겨져야 한다는 것…

그렇게 사진을 다 찍고 충무로 타임포토에 현상을 맡겼는데, 점원 아가씨가 한시간 뒤에 오라고 말했다. 한시간 만에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충무로 거리를 배회했다. 찍을 거리도 찾고 해 보려고 나선 충무로 거리에서 나의 영감을 자극하는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발견하기란 힘든 일이니까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한 시간을 거의 보내고 건물 계단에 앉아서 퇴근하는 사람들의 물결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떠오른 생각에 사진을 몇 장인가 찍고는 현상된 필름을 찾아 홍대 스코피에 다시 맡기고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다른 쪽 컴퓨터로는 코스포토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화화님과 친해져서 말도 놓게 되었고, 나날이 적응되가고 있는 내 모습이 좋았다.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 결국엔 귀가…

집에 와서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 보니 어인님과 리케아님이 방명록에 글을 남겨 놓으셨다. 글을 보았을 때 두 사람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은 서로 다른 것이었다.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하려고 하니 또 잘 안되는 것 같아 그만둔다. 어쨋든 두 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언덕을 오를때만 힘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를 때 흘린 땀만큼 내리막길에서 흘릴 땀을 안다면,

휴식을 취하세요.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