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욱…

오랜만에 8시에 일어났다. 아침도 일찍 먹어 보고… 학교에도 11시에 도착해서 2시까지 공부를 하고, 학관에서 맛없지만 싼 점심을 먹고 컴퓨터실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다가는 집에 와서 가족과 함께 밖에서 추어탕을 먹고 집에 와서 또 프로그래밍을 하고, 이젠 잠이 들 시간인 것이다. 그렇게 내 시간은 시간 자신도 모를 만치 조용히 흘러갔다.

만족하냐고? 잘 모르겠다. 나란 인간은 만족이라는 것을 좀처럼 모르는 게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내가 항상 제 자리에 있다고 투덜대고,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고 쉴 새 없이 외치고 있고, 무언가 더 알고 싶어하고, 또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정신이 혼란해 지는 것일테지. 어쩌면 나의 이런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며 사랑받을 만한 무언가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홈페이지 대문에 붙어있는 ‘나를 사랑해 주세요’ 라는 말은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얼마나 와 닿을지는 정말 모르겠다.

요즘엔 감동적인, 그래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써 본지는 오래인 듯 하다. 뭐랄까, 그렇게 내가 말해왔던 것들이 이제는 그냥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기 뭐한 것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그대와 내가 이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라도 당신을 보는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단 하나의 어떤 중요한 감각으로 인지하는 것. 그것만큼 소중한 일도 없다. 당신을 만나고 있는 그 순간, 다른 것은 모두 멈추어도 좋다. 단지 그대와 나와의 연결이 중요할 뿐이다. 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왜 나는 나의 기본적 면역체계를 지금껏 ‘완전히’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일까.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나는 당신과 주욱 이어져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