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정확한 작성 시각을 잃어버렸습니다.
바쁜 나날들이었다. Khepera robot simulator를 만드는 데 참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앞으로 며칠간은 계속 그래야 할 것 같다. 이런 많은 할 일에 묻혀 있을때면 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해지지만 딱히 쓸 말이 없어지는 일이 생기곤 한다. 머릿속이 일들로 꽉 차 있어서 다른 일상의 조각들은 그저 내 곁을 머물렀다 떠나가는 것들로 인식된다.
아마도 이러한 일들이 나에게 나의 불완전함을 자각하게 해 주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그런 것은 쉽게 얻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 자신만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실패할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만을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실패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되고, 이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을 자신으로 있게 하지 못하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즉, 균형이 부족한 만남은 서로로부터 좋은 관계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만을 생각했다. 나는 그 곳에 없었고, 오직 그녀만이 존재했다. 그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녀를 위해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내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나의 말수는 더 줄어들 뿐이었다. 친구와의 만남에서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에 맞추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때의 정겨움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는데, 나는 참 어리석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