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gleamynode.net 이라 불리웠던 그 시절의 제 홈페이지를요.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시절이었다 고 생각합니다(이 ‘우리’라는 정의가 그 시절을 좋게 느꼈던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gleamynode.net 의 의도는 제 자기 표현의 공간이자 그것을 알아 주고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저는 매일 매일 일기를 썼습니다. 꾸밈이 거의 없었지요.
그러나 코스튬 플레이 사진을 찍게 되면서부터 그런 사적인 것들을 드러내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약간의 대외용 멘트도 필요했던 것이지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주 있는 실수니까요. 저는 그 실수를 피하려다가 속히 말해 제 홈페이지를 개판쳤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지적해 주신 사항입니다만, 설상 가상으로 일기를 매일 쓰는 습관을 버렸고, 몇 번인가의 리뉴얼로 겉은 자주 바뀌었으나 실속은 없어져 가는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바빠지는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기란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아마도 그렇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지막 몸부림을 쳐 보는 이유는 다들 아시죠?
자기 자신을 자신으로 있게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