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차창.

소녀는 그렇게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 오늘이나 더 오래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후회일까.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다짐일까.

버스의 차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잔영의 연속을 바라보며 평소에는 하지 않던 생각을 할 수 있다. 주먹을 꼭 쥐고 후회라던가 다짐이라던가 따위를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잘 모르는 거리와 그 거리 위의 사람들을 보며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을 아련하게 놓아주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다.

오늘은 그렇게 하염없이 주먹을 꼭 쥐고 아련함에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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