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 아주 열심히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 MilkBox의 코드들도 개선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오랜만에, 어쩌면 나는 정말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나의 넘치는 열정이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미친듯이 프로그래밍에 빠져 있다 보면 타인들과의 관계에 소홀해지곤 한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면 깔끔하고 쓰기 좋게 만들 수 있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일들은 전혀 안중에 없는 것이다. 뿌듯한 프로그래밍을 하고 나서 홀로 거리를 거니는 여유를 가질 때면, ‘혼자여도 이렇게 외롭지 않을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과, ‘xx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한 다. 가끔은 결혼을 하면 이렇게 즐겁게 프로그래밍을 충분히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느낀다. 이래서 결혼은 30대에 가서야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인지도.
그렇기에 나를 이 시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 괴로운 일을 겪고 있는 친구, 모두에게 조금은 용서를 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