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

이상은 – 새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그 이상한 구석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왔을 지도 모른다고.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집중력과 끝가지 파고드는 집요함이 말이다. 하고 싶지만 할 줄을 모른다면 할 줄 알면 되고, 당장은 할 수 없더라도 이것저것 캐내면서 하고 싶은, 추적의 과정을 나도 모르는 사이 하나하나 깨닫게 되어 왔다.

나는 어째서 지치지 않은 걸까? 어째서 지금도 여전히 지치지 않은 걸까?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런 것에 적합한 본성을 갖고 태어났 다고 해 두는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이런 본성 덕택인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엔 나같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종종 잊는 다. 상대방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 보라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 이상으로는 가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부탁해 본 적도 없다. 부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매정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어떤 일을 정말 하고 싶다면 그 과정의 괴로움을 피하려들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누군가의 조언을 받아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줄이거나,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돌파구로의 중요한 힌트를 줄 수는 있지만, 그 이상 은 안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어떻게 과정을 밟아 나가야 할 지 모른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틀린 질문을 한 다. A+를 하려면 어떻게 하지? 그럼 A++를 하려면? 그럼 A+++은? 이런 질문을 몇 번 쯤 계속 받으면 슬슬 피곤해진다. 하지만 그 사 람이 그런 질문을 계속 하지 않도록 A란 무엇이고 왜 그것을 배워야 하는지, 그것을 통해 앞으로 있을 과정의 질문들이 차곡차곡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도 싶다. 원하는 목표로 가는데 필요한 자료가 어디있는지는 가르쳐줄 수 있다. 그렇지만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거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