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또다른 가치에 대해.

Norman Brown – Better Days Ahead

예전 사진들을 정리하느라 조금 잠자리가 늦었다. 일찍 자고 싶었는데.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져서 일기를 쓴다.

메신저에 있을 때 나는 거의 먼저 말을 거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누군가가 나의 안부를 물어온지가 한참 오래된 느낌이다. 그들이 항상 하는 질문은 왜 컴퓨터에 대한 내용이 아니면 안되는 걸까? 오늘은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등, 세상엔 정말 물어볼 것이 많다. 그런데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은 종류이면서 적은 수의 질문을 받는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정말 물어볼 것이 많다. 그들은 아마 할일에 치여 바쁜 인생을 사느라 나까지 신경쓰기엔 여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그 순간 남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일들이 참 많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사람들은 힘든 일이 없거나, 나와 다르거나, 아니면 어느새 (아니면 원래 부터) 내가 별 관심없게 되어버렸거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나라면 이럴때 이렇게 말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말이다. “희승아 잘 지냈어? 부모님 유럽여행 가셨다며? 혼자 있는 것 어때? 심심할텐데 괜찮아?” 사실 심심하진 않다. 그렇지만 질문으로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간접적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런 질문은 질문 그 자체가 아니라 관심으로서 더 큰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