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yella – Tenshi (Radio Version)
보통 사랑을 시작할 때 누군가를 유혹하기 위해 애쓸 때만큼 열정적인 순간은 그것이 성공한 뒤로는 좀처럼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왜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만 잘 모르겠다. 사귀기 전과 후의 사랑의 정도에 변화가 없으면서 열정에만 변화가 있다는 것이 나에겐 모순으로 보인다.
처음 누군가를 자신의 사랑에 동참시키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하고, 생전 뿌리지 않던 향수도 뿌리고, 머리가 헝클어지지는 않았는지 세심히 거울을 들여다 보고, 얼굴이 번들거리지는 않을까 신경도 쓰고, 옷차림을 단정히 하려고 애쓴다. 말투도 부드럽게 가다듬고 그 사람의 말 하나하나에 귀기울이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머릿속에 꼭꼭 채워넣는다. 서로가 사랑에 빠지고 난 뒤 어느 사이 이런 좋은 습관들이 하나둘씩 과거의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끔 피곤하고 헝클어진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날이면 부끄럽다. 비록 그들이 부수적인 것에 불과했었을지라도,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되었던 이유들을 세속적인 정치인들의 공약처럼 방치하고 싶지 않다. 한편으로는 그런 나의 약해진 모습을 여전히 좋아하고 걱정해 주는 연인의 모습에 감사하게 된다. 그렇게 나를 바라보아 주고 있는 그 사람을 위해 나는 처음의 열정 그대로 그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