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ound – Dancing into the Moonlight
연인이 생긴 뒤부터 글의 주제가 상당히 한정된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는 그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고 어떻게든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었다. ‘나를 나로 있게 하고 싶어서’ 라는 명목으로 그리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하지 않아도 되었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은 아마도 내가 그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탄생하고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에 집중한다면 그 때의 내 행동이야말로 내 스스로를 스스로로 있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고 갈무리해두고 싶은 나의 경험과 느낌을 적어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또 불안해진다. 내가 사랑에 관한 글을 쓰지 않을 때가 바로 나의 사랑이 식어버린 시점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 생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싶다. 하지만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을 수가 없다.
고백하건데, 나는 과거에 실수를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잘 알고 있다. 내 삶에서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사실을. 그 위대함에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나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다가는,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다가는 불안해져서 내가 돌 보지 않던 나의 능력과 지식을 고백하건데, 나는 과거에 실수를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잘 알고 있다. 내 삶에서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사실을. 그 위대함에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나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다가는, 어느 순간 주위를 둘 러보다가는 불안해져서 내가 돌보지 않던 나의 능력과 지식을 고백하건데, 나는 과거에 실수를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잘 알고 있 다. 내 삶에서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사실을. 그 위대함에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에 나 자신을 완전히 헌신하다가는,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다가는 불안해져서 내가 돌보지 않던 나의 능력과 지식을 관리하느라 다시 멀어져갔던 과거를 되풀이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나는 스스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정확히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헌신만큼 자기 자신에게도 아주 조금만 헌신할 수 있다면 내가 적당한 변명거리를 생각해야 할 슬픈 시간은 찾아오지 않을테고, 나는 그래서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대구에 내려갔다 왔다. 대구에는 처음 가 보았는데, ‘그녀가 살았던 곳에 가 보고 싶다’라는 감상적인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부모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내려가야 했는데, 4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의 지루함을 줄이는데 보탬이 되고 싶기도 했다. 버스 안에서 그녀와 함께한 시간은 황홀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낮은 해가 그녀의 얼굴에 빛과 그림자를 드리웠고, 잠시 뒤에는 어둠을 달리는 차창을 통해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할로겐광이 그려내는 그녀의 실루엣과 그 속에서 아련히 빛나는 나를 향한 눈동자만이 이 세상을 완성하고 있었다.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저녁 8시가 지나 바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었다.
여행 동안 우리는 거의 줄곧 손을 잡고 있었다. 손을 잡는다는 것, 내 품에 안긴 누군가를 감싸안고 어루만진다는 것… 비단결같은 피부를 천천히 스쳐가는 내 손끝은 말하는 동시에 듣고 싶어한다. 때로는 온화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손가에 들려오는 그것을 받아들 이면 두리뭉실했던 감정의 조각들이 어느 순간 한 점에 모여들어 크고 확실한 빛을 낸다. 나는 깨닫고 희열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 고 있음에.
개찰구를 지나며 언제나처럼 말했다.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바보같이 상대방이 미안해할 일을 하고는 그렇게 말한다. 그래서 나도 미안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하다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하루 동안의 대구 여행은 나에겐 – 아마도 우리에겐 – 미안해하기엔 너무나 소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