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ttle Lover – DESTINY
벌써 새해 첫 달의 2/3가 흘렀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버린 시간 속에 그만 놓치고 지나간 일이 있으면 어쩌나 조금은 걱정스럽다. 내 ‘할 일 목록’ 표에서 어느 순간 나타났다가는 사라져버린 많은 일들을 기억하기엔 나에게 할 일이 너무나 많은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위해 이번 달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쓰기로 했다. 지난 한 달간 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이야기들도 털어 놓고 앞으로의 계획도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 편안히 말이다.
지금까지 나는 편지를 완전히 편안하게 써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편지라는 것이 가지는 전달력을 알게 된 뒤로부터는 말이다. 일본어와 영어로 펜팔을 하면서 생긴 버릇이기도 하다. 나는 항상 연습장에 편지를 쓰고 이리저리 수정과 편집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편지지에 마지막 결과물을 옮겨적어왔다. 고백의 편지도, 크라스마스 편지도 그랬다.
돌이켜 보면 많은 후회가 남는다. 물론 한 편의 소설처럼 멋드러지게 정리된 편지는 꽤 인상적이지만, 좀 더 자연스럽게 마음이 은은 히 풍겨나는 편지를 쓰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편지를 많이 받아 보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 사람의 편지를 받기 전까지는 즉석에서 써 내려간 편지의 멋을 몰랐었다. 솔직함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마음에 와 닿는 그 사람의 온기를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1월 4일 어린이 대공원, 나는 독특한 시도를 해 보았다. 글로 남기지 않고 목소리로 전하는 편지를 썼다. 한적한 공원 길을 함께 거닐며 천천히 한마디 한마디 지난 번 편지의 답장을 써 내려갔다. 내 두근거리는 가슴의 진동 하나 하나를 목소리의 울림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은 그렇게 긴장했지만 이내 내 마음은 그녀의 미소는 엉킨 실타래를 풀듯 나를 편안함으로 이끌어 주었다. 오 히려 마음이 자유로웠다. 솔직한 느낌 그대로 모두 전했다.
이제는 조금 자연스러워지고 싶다.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항상 떠오르는 일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