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AM SHADE – Life
알 수 없는 무게에 짓눌려 하루가 끝장난 느낌이 든다. 일찍 퇴근했지만 자꾸 프로그램이 오동작을 일으켜 원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금까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어느 정도 일단락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은 나에 게 작은 무게로 다가온다. 몸이 무거울 땐 어깨위의 깃털도 무거운 법이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면 아마도 이런 때일까? 누군가 복권을 꿈꾸는 순간이라면 바로 이런 순간은 아닐까? 이 세계를 모두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픈 충동에 빠진다. 불가능한 것을 알기에 약간의 아쉬움만 남기고 그 모든 상상은 갑작스런 거센 파도가 남긴 빠르게 사라지는 포말과도 같다.
여기까지 쓰고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찰나,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습게도 안좋은 기분들이 완화되어버려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게 되어버렸다. 내가 가질 수 있는 분노와 좌절의 가지를 쳐 내듯 그녀는 나에게 편안함을 되돌려주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