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d OUT – 1,000,000 Monsters Attack
업무상의 사소한 실수로 지금은 집에서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을 그 시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글 을 쓴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실 방금 말했던 것과는 다른 종류이니까, 업무상의 일은 아무래도 좋다.
텅 빈 것으로 느껴지는 이 공간에서의 하룻밤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꿈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머리맡에 놓아 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마지막 권을 읽어 내려갔다. 이 긴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 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과 같았다.
소설의 등장 인물들은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없다. 소설가만이 알 수 있다. 자신의 앞날을 알게 되는 것 조차도 사실은 소설가의 계 획에서 비롯한 것임을 주인공은 모른다. 그들의 현명함도 무지도, 소설가가 만들어낸 세계 안의 그들에게는 혼란스러울 뿐이다.
세상엔 내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을 뻔히 알면서 멍청스레 실수를 하기도 하고, 의외로 좋은 일도 생긴다. 그것은 4륜 구동차의 덜컹거리는 뒷칸에 앉아 거꾸로 멀어져가는 도로를 하염없이 바라볼 때의 느낌처럼 이미 과거라 불리우는 시간 속에 묻혀 멀어져 간다.
PS: 바다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