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한 인간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최고의 순간이란 있을 수 없다. 단지 우리는 그 최고의 순간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는 그것이 바로 인간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생을 산다는 것은 즐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하지만 즐기는 것과 최고에의 갈구는 어떻게 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잠시나마 최고점에 도달한 순간의 사람들은 아마도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기에 최고점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하여튼, 그 멋진 글귀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OST 에 수록된 Diana Krall 의 ‘Someone like you’ 에서 처음 들은 말이다. 감미로운 노래에 깊은 가사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내 귓가를 맴돈다. 엔진음 가득한 버스 안에서 다 외우지도 못한 가사로 하염없이 따라 부르며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1~2년 전 즈음 Diana Krall 의 ‘The Girl in the Other Room’ 앨범을 ZDNet.co.kr 설문 조사에서 당첨된 쿠폰으로 구입했다. 그녀는 이제 완전한 재즈 가수가 되어 예전과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The Girl in the Other Room’은 내가 제대로 들어 본 최초의 재즈 보컬 음반이다. 처음에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계속 들을 수록 느껴지는 그녀의 매력은 끝이 없다. ‘재즈’ 라는 것이 주는 감정을 글자 그대로 살려 놓았다고 해야 할까?
그녀의 대표 앨범 ‘The Look of Love’ 도 언젠가는 들어보고 싶다.
아 요즘에서야 다이애나의 fly me. to the moon 듣고 있습니다
5년이 지난 글이지만 지나다가 글냉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