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는 하루 종일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재택 근무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송금되어 오는 돈을 받으며, 내 나름의 일과에 따라 일하고 휴식을 취하는 이 생활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두렵다. 이렇게 주어진 시간 조차 어느 사이엔가 점점 의미 없는 곳으로 사라져가는 것이. 주어진 기회로부터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미 없는 걱정이. 백일몽처럼 나타났다가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이 순간을 나는 정말 최고로 근사하게 즐기고 있는가?
며칠 전에는 주말 영어 회화 코스를 등록했다. 오랜만에 영어라는 언어를 글이 아닌 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니 긴장이 된다. 과연 내가 가진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유창하고 자신감에 넘친 모습과 함께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람이 어떤 좋은 일을 만나도 그 상황에 따른 근심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나의 마음에 드리워진 무의미한 근심이라는 그림자를 이제는 치우고 매 순간 주어진 나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