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병원 들락 날락하고 (다행이도 가벼운 위염이었다) 일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토요일이다.
생활비 통장은 오랜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다음 월급은 다음주다. 돈이라는 것을 받고 일을 한 지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건만 내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전부 다 해 700만원이 조금 넘을 뿐이다.
일은 많은데 쉬고 싶을 때가 많다. 하루 종일 음악을 들으며 몇 줄 안되는 코딩을 하고, 하루가 저물 무렵이 되면 하염없이 헤이해진 정신으로 휴식을 취한다. 이도 저도 되지 않을 때에는 버스에 올라 책을 읽는다. 그리고는 근처 스타벅스나 TTL 존에 들어가 노트북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일하는데 들이는 절대적인 시간은 반으로 줄어들어버린다.
무언가 늘어진, 어떻게 보면 어린 아이같은 인생을 사는 기분이 강하게 드는 지금, 나는 1980년 10월 15일생 한국식 나이 26세의 개발자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ASF 의 커미터라거나 오픈 소스 재택 근무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 자신에게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는다.
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그것을 찾는 방법은 어쩌면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방황하는 것, 그것 뿐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