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남.

이제 곧 10000 히트구나. 내가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9910 히트… 코스튬 플레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뒤로는 히트 수가 부쩍 늘은 듯 하다. 물론 요즘은 사진도 안올리고 일기도 별로라 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비교적 높은 트래픽을 얻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득이며, 어떻게 보면 실이리라.

언젠가 몇백번째 일기를 썼을 때 기념으로 연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게을러지다보니 그 때의 감성을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지금은 무언가 감정의 표현이 서툴러진 기분이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 이 곳이 바뀐 건 하나도 없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내 자신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며칠 전에 공부하고 싶다던 나는 어제와 오늘 책을 펼쳐 본 적이 없는 나이며 그것은 1년 전의 나와… 그리고 일기의 매너리즘.

내일도 그리고 내년의 오늘도 이렇게 같다면 난 죽고 싶을거다.


아, 10000히트 선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신이 코스튬 플레이어라면… 제가 찍은 당신의 사진을 A3 사이즈로 인화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맘에 드는 사진이 아직 없다면 맘에 들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말씀하시면 됩니다. 2. 당신이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필름 스캔을 한 통 해드립니다. 이건 노가다니까 한통으로도 충분할 듯 하네요. 3. 당신이 그 외의 내가 아는 친한 사람이라면… 맛있는 밥과 재미있는 영화를 쏘겠습니다. 4. 그외에 당신과 나의 연결 고리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저도 잘 모르겠으니 상의를 해 보지요. ^^

카운터는 모든 페이지의 오른쪽 위에 있습니다. 두 번째 숫자가 전체 카운터이지요. 쿠키가 사용불가로 되어 있는 브라우저에서는 카운터가 올라가지 않으며, 지난 두 시간 안에 방문 기록이 있다면 카운트가 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시면 10000이 찍혔다고 해서 자신이 10000번을 먹은 것인지, 다른 사람이 먹고 간 것을 그냥 본 것 뿐인지 알 수 없지요. 그러니까 10000을 봤다면 방명록에 꼭 글을 남겨 주세요. 그 분들 중에 10000 히트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시점에 방문한 분이 10000히트를 기록하신 분으로 간주됩니다. 차후에 각 후보들의 방문 기록을 공지하겠습니다.

그럼 행운을 빕니다… ^^

선배면 다냐.

라이코스 송팀장님이 부르셔서 오랜만에 보람누님도 뵙고 좋았다. 그런데 소개 받은 일 자체가 내가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물론 할 수 있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내일 전화 해서 아무래도 안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려야 겠다. 차라리 라이코스에서 일하면 모를까… 제안이 별로인 것 같다.

거기다가 같이 저녁먹기로 했는데 일이 꼬여서 그 비즈니스팀 분 따라가서 밥도 못먹고 진짜 어떻게 말하면 화났다. 무슨 그리 긴한 이야기가 있는지는 몰라도 내가 거기까지 가서 밥도 못얻어먹을만한 수준인가.

아 일기를 쓰는 동안 헌경님이 후다닥 메신저 로그아웃 해 버리셨네.. 나를 좀 기다려 주었으면 했는데 이것도 참 마음이 쓰라리다.

그 외에 일이 맘에 안든다고 말하니 엄마는 살살 꼬시는 말투로 일좀 구하라고 하신다. 내가 지금 일 하나 하고 있는 것을 모르시니 그럴만도 하시지. 자격증도 안따고 면허도 안따고 학원도 안다닐꺼면 일이나 하라고 하시는데…

첫째 자격증.. 솔직히 필요 없다. 따는데 돈만든다. 나 종이 한장 때문에 20만원 내게 생긴 실력 아니다.

둘째 운전면허.. 어차피 야맹증이 심해서 운전은 꿈도 못꾼다. 대낮? 야맹증은 대낮에 인간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장롱면허 될게 뻔한데 어째서 내가 60만원이나 들여서 면허를 따야 하지?

셋째 학원.. 이건 솔직히 같이 다닐 사람 있으면 지금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내 주위엔 토익토플JPT 관심있는 사람 없는 것 같다.

내일은 조금 일찍 일어나보도록 하자.

편지.

집에 앉아 프로토콜 정의서 만들다가 을지로 입구에서 자바 애플릿 제작 관련해서 재헌이랑 의뢰인을 만나보고 학교에 와서 나름대로 사진을 찍고 집에 온 것이 오늘 한 일의 다 같다.

이리도 한 일이 없는데 피곤한 나의 몸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모르겠다.


사토루에게서 편지가 왔다. 세 장 쓰기로 했는데 두 장인데 편지지가 엄청 크다; 그리고 내용이 엄청나게 횡성 수설이다; 도대체 어떻게 답장을 써야 할 지 난감하다; 을지로 입구에 갔을때 편지지랑 봉투는 사 왔으니 이제 좀 구상을 해 봐야 겠다. (나는 편지를 연습지에다가 적어서 다듬은 뒤에 옮겨적는다.)

실로 오랜만에 편지를 받아 보았고 또 쓰게 되리라는 것에 조금은 기분이 묘하다. 펜팔들 생각도 나고… 그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래도 연결되어 있어’ 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것은 지나친 변명일까? 그들에게 다시금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공감의 길드.

재헌이랑 사장님이랑 셋이서 협상을 본 끝에 원하는 가격에 계약을 성립시켰다. 사장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와야만 한다 ㅡ.ㅡ)

계약서에 도장찍고 다 한 뒤에 재헌이랑 스캐너를 팔러 갔는데, 안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자기가 아니라고 잡아뗀다. 그리고 내가 캐물으니 그냥 끊어 버린다. 그래서 다시 걸었더니 그 사람의 애인 또는 부인이 받아서 이름을 말하니 바꿔준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안사기로 했다고 말한다. 맘만 같았으면 확 때려주고 싶었지만 예의상 안녕히 계시라고 말을 해 주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멍청하다. 뭐라고 말을 했었으면 좋을텐데. 여튼 지난 번에 LS-30 살때 처음에 판다고 한 사람도 판다고 해 놓고선 사러 갈려고 전화하니까 잠수타고… 세상엔 모르는 사람에게 별 거지 깽깽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러는 나는 얼마나 모르는 타인에게 잘 대해주냐구? 글쎄… 적어도 죄송하다고는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튼 이 재수 없는 일은 잊어버리도록 하자. 그나저나 스캐너가 안팔려서 어쩌나 통장에 9만원 남았는데…


코스튬플레이의 세계를 바라보는 입장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개인이 각양 각색의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에 코스프레 커뮤니티는 일종의 작은 사회처럼 그들만의 어떤 고유 양식과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즉 다른 커뮤니티와는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어쩌면 모두가 가진 서로 다른 ‘코스튬플레이’에 대한 정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한다.

내가 처음 코스튬플레이란 것은 접한 것은 호석형(리노아)의 사진들로부터였는데, 그가 사진을 찍게 된 뒤로부터 나는 주욱 그의 사진을 감상하며 코스튬플레이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나갔던 듯 싶다. 약간의 막연한 동경, 그들로부터 느껴지는 무언가 ‘즐거운’ 것들이 좋았다. 그 캐릭터에의 동경과, 플레이의 즐거움, 그리고 그들과 함께함을 느낀다는 것이 나에겐 총체적인 코스튬플레이의 이미지였던 것 같다. 그들이 어떤 옷을 입던 결국 그들은 그들 자신이고, 나는 나 자신이며, 이 세상에 함게 존재한다는 것이 그렇게 서로의 열정과 즐거움을 발산하는게 좋았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 코스튬 플레이이던, 사진이건, 또는 다른 무엇인가던 – 발산되던 간에 그것은 코스튬플레이에 대한 열정에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던 당시에 나는 코스튬플레이 커뮤니티란 곳의 일원이 아닌 단지 구경꾼으로써 있었고, 지금은 사진을 찍음으로서 어설프나마 그 안에 있지만,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오히려 그것은 점점 더 확실히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나는 그 열정과 기쁨에의 갈구가 모든 코스튬플레이어와 이 커뮤니티 안에 존속하는 모든 다른 구성원들에게 공통적으로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또한 그 열정과 기쁨이란 것의 증폭이 ‘함께함’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공통의 코드로 대화할 날을 기다리며 . . .

두려움.

12시에 일어나 어영부영 있다가 13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삼각대와 볼헤드가 나와서 구입을 결심하고 4시에 서울대학교 앞에서 팔기로 하신분을 만나 직거래를 했다. 물건은 약간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양호했고 특히 파시는 분이 참 친절하셨다. 대학교 입학 문제로 3 년 전 쯤 왔었던 곳인데, 변한 것은 거의 없어 보였다. 기념으로 서울대의 전경을 한 장 찍고 학교로 왔다.

학교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이제 통장 잔고가 9 만원이 되었음에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아 메신저를 띄워서 놀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학교 도서관 휴게실에서 약 2 시간 정도 공부를 했다. 방학치고는 조금 늦은 시간대라서 사람들이 얼마 없었고, 그나마 다들 휴게실이니 담소를 나누거나 연인들끼리 놀고 있거나 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를 즐기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에 몰입하다 보니 결국 그런건 아무래도 좋게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좋았다.

집에 와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는데, 내가 새로 산 이 삼각대를 행사장에 들고 가서 그것을 사용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신품으로 주면 20만원은 주어야 하는 삼각대와 헤드니 크기도 커 보이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눈빛도 조금 달라지고,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막연한 어떤 거부감을 가지지는 않을까 두렵다. 가뜩이나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에 대해 코스튬플레이인들은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그 곳에서 사진찍기가 두려워지려 한다.

구인광고

어제는 일기를 하루 쉬었다. 어제 참 많은 일을 했지만, 많은 일을 다 쓰기에는 피곤했고, 또 일부만 쓰기에는 아쉬움이 남았기에 그랬지 싶다. 또 매번 비슷한 패턴의 일상에 대한 일기가 조금은 식상해졌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오늘 분의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 오늘 특별한 일이 있었다는 것은 전혀 아님을 밝힌다.

며칠째 산 책을 안보고 있다. TOEIC 공부도 안하고 있다. (사실 TOEFL 책을 사야 되는데 시켄님이 잘못 가르쳐 줘서 삽질을 했다. 다 멍청한 내 잘못 ㅡㅡ) 물론 전에 샀던 SCJP 와 JPT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다. 집에서 학교가 더 가깝고, 도서관보다 공대가 더 정문에서 가까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지만 부질없는 변명일 뿐이다. 휴…

벌써 1 월의 1/4이 지난 상태다. 이대로는 내 자신이 시체같이 느껴진다. 아르바이트 해서 벌었던 돈도 슬슬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을 하나 물어서 별 걱정 없을 것 같지만… 부모님께 말씀 안하고 100만원 가량을 렌즈와 스캐너 구입하는 비용으로 지출했으니 그것까지 메꾸려면 장난이 아닐 듯 하다. 지금 잔고에 120 만원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달랑 20만원 뿐이니…

쓰고 보니 역시 사람들은 돈에 어느 정도는 묶여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많이 묶여 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때로는 그에 의해 정신적으로 묶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것도 사실인 듯 하다.

그래도 이것과 공부를 안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관계란 말인가……

제발 저를 매일 매일 도서관에 꼬옥 붙잡아 두고 공부를 시켜 주실 분을 찾습니다. 월급도 드립니다. (종종 밥사드려서 해결 ㅡ.ㅡ)

Focusing Screen Type E2

한참 고민하고 자료도 계속 찾아보다가 결국 신세대 카메라에서 내 카메라 FM2의 스크린을 Type E2 로 바꿨다. 기대와는 달리 파인더가 별로 밝아지지도 않고, 촛점 잡는게 더 쉬워진 것 같지도 않지만 뭐랄까 색다른 기분과 이제 더 신중히 하게 될 것이라는 미신에 가까운 예감 덕에 어느정도 만족을 하고 있다.

TTL 존 근처에서 모노포드를 기어이 팔고 집에 돌아오면서 여기 저기에 카메라를 들이 대고 포커싱 연습을 했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스크린을 구입하면서 여서 촛점 판정 방식의 장단점과 내가 하고 있는 포커싱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늘 생각 끝에 얻어낸 결론은 다음과 같다.

“Split Prism으로 얼굴의 윤곽(아마도 옆모습)을 맞추는 것은 위험하다. 심도가 얕을 경우 코에서 앞쪽 부분이 아웃포커스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나 눈보다 약간 앞 쪽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피사계 심도의 분포가 가장 촛점이 맞은 지점에서 후면이 100% 더 많기 때문이다.)”

“앞 뒤로 촛점을 이동하면서 촛점을 맞추는 행위는 무의미하다, 항상 촛점을 카메라에서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이동시키며 (즉 포커스링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서) 촛점이 거의 맞아간다고 생각될 때 멈추도록 한다. 이럴 경우 거의 인물의 눈 지점에서 촛점이 멈추게 되고 따라서 앞머리가 아웃포커싱 되거나 포커스가 귀(얼굴의 최외곽선이 드러나는 부분)에 맞아버릴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러나 위 사실은 테스트되지 않았으므로 틀려도 전혀 책임질 수 없음을 밝혀 둔다 ㅡ.ㅡ;; 또한 이것은 나만의 방법이니 함부로 따라하면 바보가 될 수 있음 ㅡ.ㅡ;;

나의 변신

심심해서 쓴 에세이입니다.

그녀가 내게 와서 말했다.

“넌 어째서 조용히 있니? 무슨 말을 좀 해 보렴.” “할 말이 없는 걸 어떻게 해.”

그리고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주위의 사람들이 하는 말들에 대하여.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얼마만큼의 것이며 내가 지키는 침묵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사실 나로써는 잘 알 수 없었다. 어떤 것이 더 높은 가치와 좋은 기분을 주는지에 대해서 나는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와 그 점에 있어서 그렇게 다르지 않다. 마음속으로는 만나고 있는 누군가와의 끊임없는 열린 대화를 갈구하지만, 실제로 그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나 자신의 조용한 분위기는 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원할 때 편지를 쓰기도 했으며, 힘을 들여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했고, 싫지만 큰 모임에 나가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본질적으로 내향적인 성격의 사람이고, 그러므로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편이다. 그것은 만난 사람이 좋건 싫건 관계가 없다. 어쩌면 내 인생의 짧았던 그 겨울은 겨울도 아닌 어떤 계절의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무언가였는지도 모르겠다.

“널 사랑해” 라는 이 한마디보다 그저 종종 만나 함께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곤 하다가 헤어져서 며칠 만에 안부를 묻는다. “사귀게 된다”는 것이 지니는 그 엄청난 제약과 함께 있을 시간의 무게에 나는 지레 겁을 먹는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사랑, 아름다움 따위에 대한 막연한 동경까지. 나에게 사랑이란 미래와도 같은 끊임없는 의심과 기대의 반복이었고, 또 지금도 그렇다. 가끔은 내가 진정으로 그것을 갈망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느낌에 대해 내가 환경적으로 갈망하게 되어진 것인지, 나 자신이 본질적으로 바뀐 것인지 묻는다면 그 답은 명확하다.

이렇게 나 자신에게는 바뀔 수 없는 중요한 나만의 특성 – 내면 – 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항상 변신을 시도해 왔다. 어딘가 지금의 나로는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한겨울의 거리에서 크게 한숨을 내쉴 때의 짙은 연기가 지나간 자리의 공허를 메우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노력해 왔던 것 같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그 연기가 끝까지 남아서 나를 대변해 주었으면 할 때가 있는데, 결국 그들은 야속하게 나를 버리고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길을 거닐 때면 꼭 한 번 씩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곤 한다. 그러다가는 그것이 주는 공허가 있다면 또한 그것이 주는 사라짐의 아름다움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의 변신이란 이렇게 서글픈 것이 아닐 수 없다.

새 일.

헌경님께 9000 힛 축전을 선물받았다. 어쩜 이렇게 그림을 잘그리시는지 감동적이다.

넘넘 멋지고 감사하고, 오늘을 현경님의 날로 정하여 앞으로는 모두 쉬도록 합시다~ O.K?


아르바이트를 잡았다. 곧 일을 시작하게 될 듯 하다. 그간 펑크난 것 처럼 줄줄 빠지던 돈을 좀 채우고, 삼각대도 하나 구입해야 겠다. 맨프로토에서 나온 440 이라는 삼각대가 너무 멋져서 갖고 싶었는데, 무려 52만원이라니 꿈도 꿀수 없고, 싼 거 사서 열심히 찍어야 겠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슨 카메라 업그레이드 할려고 일하는 사람 같네… 사실은 렌즈 사서 빠진 돈을 메꾸기 위해 일하는 건데…

오늘은 DocPile 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간이 금방 가 버려서 책도 못 읽고, 이만저만 후회스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해야 하는데…

전자 책.

새해 아침은 재헌이와의 게임으로 시작했으니 그 시작부터 찬란했다. ㅡ.ㅡ;

너무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이 들어 Java Performance Tuning 의 1장을 읽었다. 아주 단단하게 잘 쓰여진 책인 듯 하다. 2 장 중간까지 읽다가 그만뒀다.

그 뒤로는, 자기 전에는 PDA 로 책을 읽어보자는 마음에 학교 컴퓨터에 있던 e-book 을 정리하다가, 이 많은 책들 읽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에 짜증이 나서 다 지워버리고 여기 저기 e-book 사이트들을 헤매이다가 결국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골라서 받아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외국에는 꽤 괜찮은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http://www.eserver.org/ 이다. 모든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언제라도 열람해 볼 수 있으니 좋다. 일단 호머의 일리아드를 받아서 PDA에 설치해 뒀다. 오늘밤 한 번 신화의 세계로 빠져들어 볼까나.

내일은 더 공부좀 해야 하겠다고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