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스스로 최선을 다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주로 내가 하는 일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게 될 것인가에 대해 주로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시점까지는 그런 생각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성공적인 시간을 보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의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이 주제에 대해 재고하게 될 기회가 생겼다. 여러 가지 일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주로 업무상의 의도치 않은 일시적 태만이라든지, 학습에의 가볍고 일시적인 강박이라든지, 사소한 일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미나 프로젝트를 떠나면서 사색의 시간을 좀 더 할당받았기 때문이라는 큰 이유도 있겠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 대부분의 일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아무리 하찮을 지라도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일들에 있어 우리의 행위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가 작성한 소프트웨어로 크루즈 미사일 을 제어할 수도, 해저 자원 탐사 로봇을 제어할 수도 있다. 그뿐인가. 크루즈 미사일이 세상을 좋게 바꾸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더 큰 논란의 여지를 낳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솔직히 지적 유희나 이윤의 추구를 위한 일이 덜 가치있다고 말할 만한 논거가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참, 그런데 그 가치라는 건 또 어떻게 평가하지?)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생각보다는 별로 흥미 진진한 일만은 아닌 게 아닌가 싶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뭔가 김빠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좀 더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갈 필요를 느낀다. 그래서 더 학습에 대해 강한 욕구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완의 사색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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