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금지.

회사 가서 4시까지 버그 수정하고, 스케줄 조정하고. 퇴근길에 회사 사람들과 2:2 당구 팀 플레이 해서 이기고. 나름대로 좋은 일인 것 같다. 회사 사람들과 조금은 친해지고 있다는 것.

전철 타고 신촌에 필름 스캔 맡기러 가는데 벌써부터 전철 안이 연고전 때문에 난리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우리 학교 아카라카 소리에 전철이 떠나갈 듯 하다. 휴…

결국 신촌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걱정을 하다가 신촌에 내렸다. 사람이 참 많고 8시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도로가 통제되고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연고제 폐막제만 간단히 구경하고 왔다. 야간 공연 촬영 연습을 꽤 했다. 10방 넘게 촬영했는데, 거의 반은 우리 학교 Jazz Band인 ‘So What’의 사진을 찍는데 할애했다. 정말 멋진 연주였었기에 나를 완전히 매혹시킨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주였다. 그 외에 고대의 댄스 동아리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약간 거친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특정 인물이 상당히 춤을 잘 춰서 멋졌다.

연대생도 아니며, 고대생도 아닌 일반인인 척 하고 거니는 신촌 거리의 활기는 무언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열기의 한 가운데 있을 때와 열기의 주변에 있을 때의 차이점이라고 할까. 그들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며 왠지 모를 센티멘털리즘과 노스탈지아에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Jewel 의 ‘Enter from the East’…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미린이의 전화를 받았지만 통화품질이 너무 나빠서 별 통화는 못 한 것 같다. 별로 신경도 못 써준 그녀에게 그렇게 전화가 온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미안한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잘 해주려고 하기 전에는 꼭 무언가 재버리게 되어서 시기적절히 친분을 쌓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것 같다. 난 이상해.


사람이란 건… 누구에게나 관심받고 싶어하는 존재. 하지만 사랑 고문은 하지 말아주세요. 차라리 이 세상 모든 사랑이 이루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