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째 나를 바치다

Keyco – SPIRAL SQUALL

그녀의 눈동자보다 긴 시간동안 누군가의 눈동자를 깊이 바라본 일은 없다. 끝없이 빠져들어갈 듯 뻗어내리는 홍채의 갈색 무늬와 그 주위를 감싸는 깊은 원은 나를 멈출 수 없게 한다. 나의 모습이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비치고 있음을 확인할 때 내가 그 속에 들어 왔음을 확인한다. 내가 그녀 바깥에 있는지 안에 있는지 모호해질 정도로 그렇게 그녀의 눈동자는 깊다.

2004년 2월 17일, 그런 깊은 눈을 가진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 있음을 알게 된 지 100일째다. 같은 하늘도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다 가올 수 있구나 싶다.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행복하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과 사랑도 나는 잘 해 내고 있다. 오히려 일이 가져오는 힘든 순간 순간마다 사랑은 대표적 수식어인 ‘묘약’에 어울리게 나의 어려움을 말끔히 씻어내려 주었다. 정말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자랑하고 싶은 그녀의 편 안한 마음씨에 있다.

이제 백 번째 하루가 지나고 백 한 번째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헌정할 것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