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 멤버이자 JBOSS/RedHat 직원으로서의 나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에서 활동한 지도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의 제약으로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간 많은 사람들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개선시켜 왔다. 내가 리드하는 프로젝트의 코드를 작성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프로젝트에 패치를 보내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에게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된 것은 아마도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지향하는 ‘개방성’일 것이다.
누구나 문제점과 해결책을 이야기할 수 있고, 다양한 해결책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해 적용한다. 오픈 소스의 신념에 반하는 것만 아니라면 그 과정에 정치가 개입되는 일은 없다. 프로젝트가 커질 수록 다소 혼란도 일어나기 마련이지만, 그만큼 더 많은 해결책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유입되어 프로젝트는 더 큰 전진의 기회를 얻는다. 프로젝트는 최초에 개인의 노력에서 시작할 지라도 결국에는 한 사람이 제어할 수 없는 큰 흐름,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활동이 갖는 궁극적인 의의이며,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기업에서도 겪을 수 없었던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6월 8일 부로 나는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의 멤버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내 활동과 믿음이 누군가에 의해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출 길이 없다. 약 230명의 멤버중 내가 최초의 한 한국인이라는 것도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기쁜 일은 앞으로 겪게 될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일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활동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배우고, 나아가 재단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한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활동에 푹 빠져 있는 나에게 일반적인 직장 생활은 아쉬움을 가져다 줄 수 밖에 없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활동과 비교하여, 지금까지 내가 일했던 직장들은 ‘개방성’과 ‘변화의 속도’라는 측면에서 나에게 큰 만족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의 직장 생활이 있었기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활동도 있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현 직장인 NHN Corporation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 주어 활동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주위의 풀 타임 오픈 소스 개발자들을 보면 부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오는 9월이면 JBOSS/RedHat과 함께 풀 타임 오픈 소스 개발자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MINAJBoss Remoting에 할애하게 될 것이다. 근무 환경의 급격한 변화 – 재택 근무 – 가 두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하루 하루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재단의 멤버가 되었다는 사실만큼이나 신나는 일이다.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지면 여가를 활용해 평소에 꼭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도 시작하고 싶다.
삶을 살다 보면 얘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 모든 일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기업 인수와 행정상의 이유와 같은 일들로 실제 업무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채 현 직장을 떠나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장에서라면 누구라도 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느냐고 조심스레 변명해 본다.

22 Comments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 멤버이자 JBOSS/RedHat 직원으로서의 나

  1. javanese

    엇~ 축하드립니다! 뭐 회사에서 못 뵙는 건 아쉽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좋은 일이네요! 신혼에 재택근무라니 환상의 조합? 일본 가기전에 한 번 뵈어요 ^^

  2. 종만

    흑~ 같이 회사 다닌 지 얼마나 되었다고 도망가시다뇨. ㅠ.ㅠ

    그래도 밥 자주 같이 먹어요- ㅎㅎ

  3. 영회

    완전 축하드려요…
    지난번 점심에 들었던 희승씨 목표 벌써 달성했군요.
    full time open source 개발자라… 멋지네요.

  4. ologist

    축하드립니다. 좋아하시는 일을 full time으로 할수 있게 되었군요…^^

    하지만, 회사에서 계속 볼수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

  5. Joseph, Jang

    뭔가 또다시 같이 일할 기회가 생길까도 했는데 아쉽군요. 여하튼 부러운 길을 가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6. 짱가

    이희승님 축하드립니다.
    열정에 가득찬 한발짝들을 옆에서 보면서 부러움반/기대반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첫번째라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시도하시는 일이 일취월장 하시길 바랍니다.

  7. 검은열기

    완전 축하드립니다. NHN에서 더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한국 개발의 위상을 높여 줄 수 있도록 계속 멋진 활동 해 주세요!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8. Trustin Lee

    @연하: 고마워~ 몸조리는 잘하고 있나? ^^

    @호석: 형도 홧팅 홧팅!! 결혼식도 와 주고 정말 고맙소~ㅠㅠ

  9. Sacha

    Trustin,

    We are very glad you accepted to join JBoss, we are going to do great things together.

    Onward,

    Sacha

    CTO of JBoss, a division of Red 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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